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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오는 뉴욕, 그리고 재즈 <레이니 데이 인 뉴욕(Rainy Day in New York)>(2019)

by 나름1 2023.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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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디 앨런 영화 중 최근작(2019)이지만 정작 감독 본캐의 병크 때문에 포스터에 이름조차 올리지 못하고 홍보도 미미했던 <레이니 데이 인 뉴욕>. 워낙 국내에서 인기가 많은 티모시 샬라메 주연이어서 평은 나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역시 대중픽은 아니었는지 평점도 그냥 그렇다. 그도 그럴게 우디 앨런 영화가 뭐 대중 영화보다는 인디 영화에 가깝지 않나.

코로나기도 하고 우디 앨런 영화에 흥미가 떨어졌을 때라 개봉하고 몇년이 지난 후에나 보게 됐는데 개인적으로는 우디 앨런 영화 중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좋았던 작품이었다.

 

2. 우디 앨런 영화답게 뉴욕 맨하탄에 현학적 말투와 교오양으로 중무장한 도련님 '개츠비'(티모시). 상류층 집안에서 태어나 상류층 문화를 향유하며 세속적인 계급 문화에 환멸을 느끼지만 동시에 뉴욕과 재즈, 문학을 누구보다 사랑하고 약간의 허세도 곁들이는 인물이다. 그 사이에서 정체성의 괴리(다소 배부른 소리)를 느끼지만 영화 후반부 약간의 반전을 맞이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한 깨달음을 얻는다.

 

3. 극히 개인적 감상이지만 티모시는 <듄>처럼 멋짐멋짐 캐릭터보다는 <프렌치 디스패치>나 <작은아씨들>, <레이디버드>처럼 찌질한 남캐가 더 잘 어울리는 거 같다. 새삼 캐릭터 범주도 넓고 다작하고 와중에 작품 보는 눈도 좋고 부러움. 집안도 학벌도 다 가진 너...

 

4. 영화 속에서 순진난만한 시골 부잣집 소녀 '애슐리'역의 엘르 패닝. 사랑스러운 백치미 캐릭터로 나오는데 속터지지만 그래도 미워할 수 없다. 입고 나오는 옷도 뭔가 딱 대학생 기자 느낌에 뉴요커와는 거리가 먼 색상이지만 귀여움.

 

5. 맨 처음에 보고 못 알아봤던 주드 로.

 

6. 애리조나 출신의 '애슐리'와는 대조되는 시크한 본투미 뉴요커 '첸'(셀레나 고메즈).

'애슐리'와의 로맨틱한 뉴욕을 꿈꿨던 '개츠비'는 어린 시절의 인연 '첸'을 만나고 비 오는 날 뉴욕에서 사랑에 빠진다. 이렇게 한 줄로만 쓰면 시답잖은 내용이지만 뭐, 러브라인보다는 개츠비의 뉴욕 여행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 그것도 아니면 사운드 트랙과 영상미만으로도 충분히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다.

 

7.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을 보고나면 뉴욕에 가고 싶어 진다. 우디 앨런의 영화가 가진 힘 중 하나는 각 도시를 romanticize하는 데 있는데 심지어 가보지 않는 곳마저도 그리워하게 만든다. 센트럴 파크,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그리니치 빌리지 등 뉴욕을 사랑하게 만드는 영화임은 확실하다.

 

8. 티모시가 피아노치며 부르는 챗베이커의 <Everything Happens to Me>로 소소하게나마 입소문을 탔던 걸로 기억난다. 그럴 만도 한 게 어떤 영화는 한 장면만으로도 보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 영화의 이 장면이 그런 순간이 아닌가 싶다. 혹시나 쓰지만 티모시의 연기나 작품 보는 눈은 좋아하지만 본캐 자체를 엄청 좋아하지는 않아요.

 

9. 빼놓을 것 없이 완벽한 사운드트랙 덕분에 오래오래 기억에 남고 찾아 듣게 되는 영화다. 아니, 봄의, 비오는 날, 재즈가 흐르는 뉴욕이라니.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치트키같은 느낌의 영화니까 당연한 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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